봄비

2008. 3. 23. 19:08하늘.바람.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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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野客/송국회

 

 

들리는가요.
저 소리
아무렇게나 내리는
빗소리 같지만
입춘 방(立春 榜)이 붙여있는 대문 열듯
귀 크게 열면
봄비는 비발디의 4계 중 봄 1악장으로 들어오고

보이는가요.
저 모습
아무렇게나 내리며 허둥대는
빗방울 같지만
자명종 잃은 잠충이의 큰 눈 보듯
눈 크게 떠보면
봄비는 봄의 왈츠 지휘봉 끝에 송알송알 맺힌 채 선율을 타며

느끼는가요.
저 향경(香境)
아무렇게나 풍기는 것 같지만
사계의 여왕 관 모를 쓰고
실낱같은 가느다란 사부작 걸음으로
봄비가 흰 꽃이 되어 버린 라일락 향기로 코끝에 내려앉는 모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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