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리 언니 고마워요. "
메이저대회 우승컵을 들어올렸지만 그녀는 영락없는 소녀였다. 우승의 흥분이 가시지 않는 듯 기뻐했고 환호했다.
박인비는 " 내 인생에 가장 기억에 남을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 며 " 골프를 시작할 계기를 마련해준 박세리 언니의 뒤를 이어 US오픈에서 우승해 너무 기쁘다. 세리 언니에게 너무 고맙다 " 고 말했다.
박인비는 박세리가 10년 전 US여자오픈에서 우승컵을 들어올린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 열 살때인가 골프광인 아버지가 새벽 3시부터 박세리 언니의 플레이를 지켜보고 있었다. 나는 잠이 약간 덜 깬 상태에서 아버지의 설명을 들었다 " 고 운을 뗐다.
박인비는 " 아버지가 세리 언니가 우승하면 사상 처음으로 한국 선수가 US여자오픈에서 우승한다는 설명을 했고, 졸린 상태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우승이 확정된 뒤 아버지가 소리를 질러 잠이 확 깨고 말았다 " 고 당시의 상황을 자세히 설명했다.
박인비는 " 당시 세리 언니의 우승으로 영감을 받은 많은 1988년생 어린 한국 선수들이 있다. 나도 그 중의 한 명 "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왜 박세리에 영감을 받은 여자 골퍼들은 많은데 남자 골퍼들은 없냐'는 질문에 " PGA 투어의 진입장벽이 높다. 재능있는 젊은 선수들이 많기 때문에 곧 좋은 소식이 있을 것 " 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번 대회를 끝으로 생애 마지막 US여자오픈 출전을 한 아니카 소렌스탐(스웨덴)에 대해서도 경의를 표했다.
박인비는 " 소렌스탐과 함께 우승의 기쁨을 나누고 싶다 " 고 말했다.
박인비는 " 골프를 시작한 뒤 4개월 만에 나가서 128타를 쳤다. 미국에서 여전히 언어와 음식이 적응하기 힘들다. 이번 대회에서 퍼트가 유난히 잘 됐는데 11번홀의 버디퍼트가 우승의 향방을 가른 중요한 샷이었던 것 같다 " 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그녀는 " 우승파티를 어떻게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어머니와 친구들과 함께 우선 저녁을 먹으러 갈 것 같다. 오늘밤 잠을 잘 수 있을 지 모르겠다 " 고 환하게 웃었다.
< 류동혁 기자 scblog.chosun.com/jollyul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