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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뜨락

아들의 봄

by 현서* 2016. 4. 11.

 

ㅡ 죄와 벌 ㅡ

 

오는 봄에 너무 마음 주지 마라

이 봄 곧 실망하여 이 곳을 떠나리라

뜨거워지는 대지의 욕망 너머로

작별 인사도 없이 사라지리라

 

차라리 봄의 마음을 훔쳐라

 

그 죄의 씨앗으로 그대 마음  밭 어디쯤 잘 골라

속죄하듯 아프게 일구어 뿌리 깊게 심어라

 

싹이 날 때까지 기도하고, 잎이 돋을 때까지 땀 흘려라

꽃은 허락된 자에게만 피어나리니

열매 맺기 전에 먼저 감사하라.

계절은 간사한 법

갈 봄 여름 없이 마지막은 늘 겨울

달력을 넘기면 겉 옷 갈아입듯, 헌 봄 다시 오지만

 

그대여

그대 지은 죄로 그대 마음은 늘 봄

세상 모든 계절에 속지 않고, 세상 모든 절망에 흔들리지 않는

그대가 받은 그 형벌  그대 영원히 봄을 누리리라.

 

 

 

*중앙공원에서 놀다가 이 봄날이 너무 좋은지  아들 녀석도 엄마에게 꽃 사진을 다 찍어 보냈네요

ㅋㅋ.. 이 봄은 투박한  남자아이한테도 색다르게 느껴지나 봅니다.

아들들은 정서에 강한 줄 알았는데.

 

지척에 살면서도 공원에 나가볼 생각도 못하는데

청춘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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