ㅡ 죄와 벌 ㅡ
오는 봄에 너무 마음 주지 마라
이 봄 곧 실망하여 이 곳을 떠나리라
뜨거워지는 대지의 욕망 너머로
작별 인사도 없이 사라지리라
차라리 봄의 마음을 훔쳐라
그 죄의 씨앗으로 그대 마음 밭 어디쯤 잘 골라
속죄하듯 아프게 일구어 뿌리 깊게 심어라
싹이 날 때까지 기도하고, 잎이 돋을 때까지 땀 흘려라
꽃은 허락된 자에게만 피어나리니
열매 맺기 전에 먼저 감사하라.
계절은 간사한 법
갈 봄 여름 없이 마지막은 늘 겨울
달력을 넘기면 겉 옷 갈아입듯, 헌 봄 다시 오지만
그대여
그대 지은 죄로 그대 마음은 늘 봄
세상 모든 계절에 속지 않고, 세상 모든 절망에 흔들리지 않는
그대가 받은 그 형벌 그대 영원히 봄을 누리리라.
*중앙공원에서 놀다가 이 봄날이 너무 좋은지 아들 녀석도 엄마에게 꽃 사진을 다 찍어 보냈네요
ㅋㅋ.. 이 봄은 투박한 남자아이한테도 색다르게 느껴지나 봅니다.
아들들은 정서에 강한 줄 알았는데.
지척에 살면서도 공원에 나가볼 생각도 못하는데
청춘은 다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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