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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속 풍경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by 현서* 2008. 4. 25.

 

 

 

 

 

 

 

 

아산 공세리 성당 

 

 

 

 

                 

                 

                 

                이름없는 여인이 되어 / 노천명


                어느 조그만 산골로 들어가
                나는 이름 없는 여인이 되고 싶소
                초가 지붕에 박넝쿨 올리고
                삼밭에 오이랑 호박을 놓고
                들장미로 울타리를 엮어
                마당엔 하늘을 욕심껏 들여놓고
                밤이면 실컷 별을 안고
                부엉이가 우는 밤도 내사 외롭지 않겠오

                기차가 지나가 버리는 마을
                놋양푼의 수수엿을 녹여 먹으며
                내 좋은 사람과 밤이 늦도록
                여우 나는 산골 애기를 하면
                삽살개는 달을 짖고
                나는 여왕보다 더 행복하겠오

                 

                 

                *이름을 얻고자 함은,

                부족한 사람의 욕심에서 비롯한 그릇된 인생의 오류요,

                이름 없이 살고자 함은,

                빛나는 정원을 거니는 행복한 삶의 산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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