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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 에게
이별의 형식이라는 건 얼마나 무의미한 것인지 모른다.
도대체 이 세상에 제대로 된 이별이라는 게 존재할 수 있단 말인가.
모든 이별은 엉망진창이다.
그러니 그 곳에서 형식을 찾는다는 게 가능할리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헤어짐으로부터
어떤식의 규칙, 진실, 길을 찾아보려고
너에게 편지를 쓰고 있다.
이미 나를 잊어버렸을지도 모르는 너에게,
매일매일 보내지도 못하는 편지를 쓰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서로를 미치도록 갈망했던 건,
우리가 서로를 만나기 전부터 간직하고 있었던
외로움 때문이었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 외로움은 우리의 사랑으로 치유되었던가?
그렇지 않다.
우리가 너무나 사랑하여 내가 네가 되고,
네가 나 자신이 되었을 때,
우리의 외로움은 우리 속에
그 뿌리를 더욱 튼튼이 내리고
무성한 가지에 무수한 잎을 매달아
우리들을 깊은 그림자 속에 가두어버렸다.
우리가 헤어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인정하기 싫지만, 그것 때문이었지.
너무 긴 이별이다.
그날 이후 소문으로조차 너의 소식을 듣지 못했는데,
이 이별은 영원히 계속되고 있다.
나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그 질문에 답해줄 유일한 사람은 나를 떠났고,
이제 더욱 깊어진 외로움만
나의 오래된 친구처럼 내 곁을 지키고 있다.
황경신의 사랑보다 긴 이별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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