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목요일은 지나고
2016. 3. 26. 18:23ㆍ하늘.바람.별.시.
선악과를 건네며
하와가 속삭였다
하느님 없이도
둘이서 잘 살수 있어요.
나무 뒤에 숨은 아담은
그날
일기를 썼다.
어둠속에서도
우린 행복할 수 있어.
에덴을 떠나 행복한 이들이여
옷을 벗지 않고
햇볕을 쬐고 있는가
신발을 벗지 않고도
발을 씻게 되었는가
에덴의 동쪽에 자기 성을 쌓는 모든 이들이여
쌓을 수록
두렵지 않은가
허물어 질 수록
허무하지 않은가
수건을 두르고
무릎 꿇은 채
아직도 기다리는 님
식은 물 버리고
대아에 다시 물 받는 소리 들린다
그대의 빈 의자에
십자가 세워지고
그대 거칠게 손사래 칠 때마다
못은 더 날카롭게 박힌다
죽어가시면서도
간절한 이여
피에 젖어드는데도
수건을 놓지 않으시는 '님' 이여
사랑은 왜 기다림일까
왜 상처속의 희망일까
죽음은
왜 부활을 꿰꿇는 과녁인 것일까
그런데
너 어디 있느냐.
문화영성연구소에서 발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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