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숙모가 돌아가셨다.

2016. 2. 29. 20:35하늘.바람.별.시.

 

 

 

 

 

 

 

 

 

 

 

외숙모께서 돌아가셨다는 전갈을 받았다.

엄마랑 동생들이랑 삼춘들 께서는 나주로 내려갈 채비를 하신다고.

 

내맘도 벌써 그 곳으로 .

일일이 다 열거 할 수는 없지만

나는 외숙모들이랑 각별한 추억들이  많다.

큰 외숙모도 가신 지가 벌써 몇해가 지나고

이젠 작은 숙모도 가시니

한사람씩  한사람씩 곁을  떠난다.

외할머니, 큰아버지, 큰 삼춘, 작은 삼춘,아버지,큰 외숙모, 동생,이젠 작은 숙모까지

그리운 사람들이 저그리움 너머로  아주 영 사라져버린다.

 

우리집하고  삼춘들 집하고는 불과 몇분

엄마랑 나의 나들이 길에 우리집 충견 든든이 똘똘이는 항상 먼저 그곳에 도착해 있었다.

우리가 막 나가면  어찌 알고  그곳으로 가있는지.

한번이라도 관심가져주고 이뻐해 준 적도 없는데

얼마나 충직한 모습으로 늠름하게 우릴 기다리며 지키고 서있던지.

지금 생각해도 참 아이러니 놀라운 일이었었다.

그러니  삼춘네 집은 우리의 참새 방앗간인 셈이었다.

눈만 뜨면 외할머니랑 삼춘들 숙모들이랑 눈맞추고 살았으니말이다.

요즘세대들에게는 어림반푼어치도 없는 이야기겠지만.

그렇게 정을 나누며 살았다.

취미생활? 도 엄마는 꼭 숙모들이랑 같이 했고

취미생활이라야 시골에서 몇푼 안내는 돈내기 화토,ㅋㅋ 그리고 가끔 동네에서 요즘으로 말하면 사교댄스

뭐 그런 춤도 추셨다.

올케들이랑 시누이랑 같이.

당연 삼춘들이랑 아버지의 공격포화가 쏟아지고 금세 시들고 말았지만  ㅋㅋ.

그렇게  나도 어른들과 식구들과 정을 쌓아갔다. 

틈만 나면 왔다리 갔다리 하면서 마당에서,마루에서,혹은 방에서 이야기거리들.

때만 되면 온식구가 둘러 앉아 먹고  놀았으며

일년에 한번 휴가철에는 서울 삼춘네들도 온식구가 다 내려와 모든 가족들이 다함께 뭉치곤 했다.

 

남동생들은 사촌 친형제 할 거없이 지네들끼리 동네를 휩쓸고 다니면서 놀았으며

가끔 이편 저편으로 편싸움이 나면 이상하게 녀석들이 서로 반대편에 몸담고 있어서 걱정을 했으나

선뜻 그래도 자기네 편에 나서질 않고 눈치껏 잘 대처해버리곤 했다. 핏줄은 강했다는.뭐

어른들은 그렁거 신경도 안쓰고 관심도 없었지만 난 또 누나가 되다 보니 내심 고민이고 걱정이 됐었던 거였다.

그렇게 어른,아이,집안에 기르는 개까지도 똘똘 사랑으로 정으로 뭉쳐 살았으니

얼마나 많은 추억들이 있었겠나

더러는 잊어버리고 더러는 살기에 바빠서 아주 잊어버린 것도 많지만.

나는 그날의 추억들로  먹먹해지고 있다.

 

 

"  거기서 다들  만났겠다"  바깥 먼 곳 바라보며 말하시는 엄마.

 

 

어제가 동생기일이었는데, 숙모기일이 같은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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