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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바람.별.시.

그녀의 사랑 이야기

by 현서* 2009. 2. 3.

 

 

 

 

 

 

 

 

 

 

 

 

그녀의 사랑 이야기/동목 지소영

 

 

소년은 말했다   날 봐 ..  내 눈에 들어와 봐 ..  그리고 풍덩 빠져 봐 ..

  

넌  없어지고 말지 .. 그런거래 ..  그게  사랑인거래 ..

도시는 말한다 .. 난  흙내음이  좋아 .. 난 사과 향기가 그리워

도시는 너무 황량해 .. 불빛은 동심을 흐리고 .. 날 내버려 두지 않아 팔과 어깨를 무겁게 하고 .. 혼탁한 불빛으로 날 어지럽게 해

 

나의 사랑은 말야 과수원 둔덕에서 촉촉히 젖는 잔잔한 빗소리이고 싶어 들길을 걸으며 볼에 와 부딪는 낮은 바람의 눈물이고 싶어

 

우리 마음이 늘 이렇게 함께 했으면 좋겠어 봄안개 내려앉는 산기슭을 열고 서로의 체온으로 지친 길도 따스하게 지켜주며 아침이슬로 머리 젖으면 하얀 손수건 토닥이며 빗질 해 주는

 

소년과 도시는 세월을 살았다 둘, 그들은... 둘인 그들은.. 그 땅과 그 태양을 사이에 두고

어디로 가서 어느 즈음에 만날까 ... 파란 하늘가에 심던 꿈

앞이 보이지 않을때까지 손을 잡고 먼 길을 달려 왔다

돌아 보면 쓸쓸함, 빈 손 도시는 소년의 봄을 반추하며 흐려지는 눈을 비빈다 저 별이 너일까

 

소년은 떨리는 손과 발에 목양말 두르고 별빛으로 도시를 내리고 밤마다 편지를 쓰고

바람이 자는 밤 하늘의 고요한 노래가 들리면 하얗게 바랜 머리 위로 더듬거리는 지팡이 소리 이따금씩 기다림의 창에 생채기 내는 파열음 귓전에 부딪는다

 

* * 옛날 옛날 아주 먼 옛날 그때에는 손전화라는게 없었어요 그래서 우체부 아저씨를 기다리며 손편지를 받고 예쁜 편지지에 연필로 꼭꼭 눌러 쓴 답장을 보내곤 했지요. 긴 시간 되돌아가 예쁜 소녀가 되어봅니다. 해맑은 눈빛의 소년이 걸어 옵니다. 나를 기억합니다 입가에 쳐진 주름 부끄러워 하지 않고 손을 잡습니다. 우리를 지켜준 작은 그리움의 끈하나 있어 이렇게 웃을 수 있노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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