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생이 개고기를 한 마리 시골에다 특별이 주문을 해서 생고기로 가져왔다.
엄마는 아침부터 베란다에서 그걸 끓이느라 여념이 없으시다.
내일이 복날이라고 동생은 일주일 전 부터 이미 통보를 해 놓고
아침 댓바람부터 고기와 그릇을 가지고 온 것이다
이따만한 큰 들통과 고기 한 마리..ㅣ
우리집에도 틀통이 있는데 무슨 들통까지 가져오나 했는데
그렇게 큰들통은 첨 봤다.
드뎌 맛있는 보신탕이 끓여졌다.
탕보다는 고기육질맛이었다.
먹을 수 있는 사람은 남동생2, 나, 남편 조카들 이제 3살 7살짜리..
우리 애들은 고기 안먹는다고 피한다.
딸은 족발냄새 난다고 문까지 잠그고 있다.
냄새야 조금 나지만
가끔 보신탕집에 따라들어가 먹어본 맛과는 확연이 차이가 난다.
난 어렷을 적부터 보신탕 국물을 훌쩍 훌쩍 먹었었다.
어른들이 입안에 넣어주면 그게 뭔지도 모르고 목에 넘기곤 했었다.
그래서 철이나면서도 보신탕에 대해 특별히 거부 반응이 없었는데,
언젠가 사먹는 보신탕 맛이 역해서 인제부턴 먹지 말자 선언을 한 후 오늘 첨으로 먹었다.
동생은 운동도 하고 운동하는 사람들끼리 자주 이런식으로 해먹기 때문에
진짜 어렷을 적 먹던 그맛이 나오나 호기심도 있었고
엄마가 직접끓여주는 거라 안심도 되고
요즘 속이 허해서 몸보신도 할겸.. ㅎ
사먹는 육질맛과는 역시 비교가 안된다
정갈하고, 부드럽고, 냄새도 안나고, 꼬독 꼬독...
사실 소고기나 개고기나 돼지고기나 기호대로 꼴리는 대로 먹는 게 맞는 것 같다.
홍어는 정말 맛있고 개고기는 홍어같진 않아도
일년에 한 번 정돈 먹을 만하다.
연례행사로 제철에 먹으면 맛있는 것들
홍어 꽃게 개고기 새조게 민어 갑오징어 쭈꾸미 세발낙지
또 뭐가 있나.
맛있는 음식을 먹기위해 겸사 겸사 여행도 하고 운동도 하고
복날에는 몸보신도 하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