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하늘.바람.별.시.

비의 나무숲속에서

by 현서* 2008. 1. 30.

 

 

 

 

 

 

 

 

 

 

 


 

 


 

 

 

 

 

 



                         
걸어간다
후두둑 비의 나무 숲을 헤치며
거리엔 온통 자신의 넋을 흔들어대듯
포플러나무를 흔들어 나뭇잎의 여생을
아슬아슬 재촉하는 사람들이
마른 잎사귀의 눈물 바다 위에
둥둥 떠 있었다


 

비의 나무 숲은 더욱 울창해지고
거의 말라버린 추억의 그대 얼굴 파르르
내 뇌수의 나뭇가지에서 흔들렸다

 


바스락, 지난날의 푸른 아픔들은 다만
거리 저편으로 뒹굴어 소멸해가고
물방울은 물방울을 떠밀지 않고, 그저
제 몸의 순서로 흐르는 강을 이룰 뿐,
무성하게 돋아난 비의 나무 숲을
가을 뒤늦은 마음으로 걷는다

 


아, 이 몸도 푸른 기운이 다하면 저절로 떨어질
비의 숲, 이파리인 것을,

이미 삶은 많은 것을 함부로 흔들어
우수수 탕진해버린 시간들이여 곤두박질치는
비의 나무 잎사귀처럼 흔적도 없구나
흔들지 않아도

 


비의 나무 아득히 맨 마지막 가을
둥근 잎은 졸음처럼 스르르 떨어져내리고
비의 동그라미, 동그라미
또 하나의 나이테가
뼈 아프게 나를 가둔다

.

.

.

.


 

 

 

 

'하늘.바람.별.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랑을 위한 기도  (0) 2008.02.13
세월 그것은 바람이야.....  (0) 2008.02.11
담의 아름다움  (0) 2008.02.06
.두 사람.  (0) 2008.02.03
이런 벗 하나 있었으면..  (0) 2008.02.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