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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속 풍경

[스크랩] 한계령을 위한 연가

by 현서* 2008. 2. 2.

 

                            

 

 

 

한계령을 위한 연가

                                           문 정희


한겨울 못잊을 사람하고
한계령쯤을 넘다가
뜻밖의 폭설을 만나고 싶다
뉴스는 다투어 수십년만의 풍요를 알리고
자동차들이 뒤뚱거리며
제 구멍을 찾아가느라 법석이지만
한계령의 한계에 못 이기는 척 기꺼이 묶였으면

오오 눈부신 고립
사방이 온통 흰것 뿐인 동화의 나라에
발이 아니라 운명이 묶였으면

이윽고 날이 어두워지면
풍요는 조금씩 공포로 변하고
현실은 두려움의 색채를 드리우기 시작하지만
헬리곱터가 나타났을 때에도
나는 결코 손흔들지 않으리
헬리곱터가 눈 속에 갇힌 야생조들과
짐슴을 위하여 골고루 먹이를 뿌릴 때에도


시퍼렇게 살아 있는 젊은 심장을 향해
까맣게 포탄을 뿌리던 헬리곱터들이
고라니와 꿩들의 일용할 양식을 위해
자비롭게 골고루 먹이를 뿌릴때까지
나는 결코 옷자락을 보이지 않으리

아름다운 한계령에 기꺼이 묶여
난생 처음 짧은 축북에 몸둘바를 모르리

출처 : 호수마을
글쓴이 : blue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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