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들 위에 아직 안개와
떠나지 않은 날개들이 있다
다하지 못한 말들이 남아 있었다.
오솔길 위로 염소와 구름들이
걸어왔지만
어떤 시간이 되었지만
떠날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사람과 나는,
여기 이 눈을 아프게 하는 것들
한때 한없이 투명하던 것들
기억 저편에 모여 지금
어떤 둥근 세계를 이루고 있는 것들
그리고 한때 우리가 빛의 기둥들 사이에서
두 팔로 껴안던 것들 ... 말하지 않았다
그 사람과 나는 말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들이 있었다 한때 우리가 물가에서
귀 기울여 주고받던 말들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고
새와 안개가 떠나간 숲에서 나는 걷는다
걸어가면서내 안에 일어나는
옛날의 불꽃을본다
그 둘레에서두 사람의 그림자가
어른거리고
숲의 끝에 이르러나는
뒤돌아본다 .
-류시화-<<두 사람만의 아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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