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그림속 풍경

그곳.

by 현서* 2009. 1. 1.

 

 

 

 

 

 

 

 

양 같은 범이 살고 범 같은 양이 사는 곳

금 같은 돌이 나고 돌 같은 금이 나는 곳

꽃 같은 비가 내리고 비 같은 꽃이 피어나는  곳

별 같은 노래가 있고 노래 같은 별이 빛나는 곳

곰과 사람이 혼례를 치루고

물고기와 새가 나란히 하늘을 나는 곳

담장 같은 뜰이 있고 뜰 같은 담장이 있는 곳

자기를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을 사랑하게 되는 곳이 아니라

모든 사랑이 고스란히 성취되는 곳

친구와 친구 어미가 사랑을 이루고

서로가 서로를 향하여 별이 되고 달이 되는 곳....

자기를 사랑해주지 않는 사람을 사랑해야 하는 일이나

이룰 수 없는 일을 바라는 일 같은 것은 절대로 벌어지는 일이 없는 곳....

 

 - 최인석 - <내 사랑 나의 귀신>

 

김정호가 평생을  다 바쳐 이 땅을 떠돌아다닌 까닭은 지도를 만들기 위해서도

이 땅의 생김생김을 알기 위해서도 아니다

이땅을 넘어 이 세상을 넘어 어떤 지도에도 표기될 수 없는

'그곳'으로 넘어가려 한 것이라는 것.

 

대원군이 김정호를 처형한 까닭...

지도 때문이 아니라 김정호가  ' 그곳' 으로 넘어가려 했기 때문이었으며

대원군은 담장을 더 만들고 더 높이 세우는 것으로 이 땅에 그런 나라를 만들려고 했는지 모르지만

김정호는 그런 방법으로는 '그곳'을 만들 수 없다는 것을 이미 알고 잇었다는 것.

지금 김정호는 '그곳' 에 살고 있으며

가끔 찾아와  ' 그곳' 소식을 들려주는데 그럴때마다 너무 황홀하더라며.......

 

*새해..

"그곳"의 의미를 새겨보게 되는군요...

 

 



 

 

'그림속 풍경'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애증의 강  (0) 2009.01.06
눈처럼 오는 사람  (0) 2009.01.03
저무는 이 한 해에도/  (0) 2008.12.30
서로 사랑하고 있는 것이다  (0) 2008.12.15
기도...  (0) 2008.12.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