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 부는 날에
강풍이 분다
폭풍우가 세차게 몰아친다
바람은 나를 떠밀어
뒷걸음친 만큼 과거로 회귀시켜
젊은 날의 일그러진 모습을 보게 하고
또 다시 뒷바람으로 앞으로 떠밀어
전진한 만큼 미래의 희미한 모습 엿보라며
초라한 내 몰골을 비춘다
바람은 몹시 당황하는 내 모습이
그리도 우스웠던지
연거푸 앞바람 뒷바람 불어 정신을 빼놓고
결국 원점에 내려놓으며
과거 현재 미래를 조명하여 알차게 살라는
말 한마디 남겨놓고 조용히 사라진다
정헌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