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사냥개의 족보를 지닌 강아지...
하리가 제법 귀엽다. 원이름이 블랙이었는데
딸아이가 이름을 바꿔부른다.
성격이 급한 거 같아서 그 모습대로 불러준다고 한다.
맨처음 딸아이 가슴에 실려서 왔을 때 나는 엄청 천대와 구박을 던져주었다.
천덕꾸러기 하리~!
" 데려다 줘 " 라고 했지만
딸아이의 강압에 못이겨 ....마지못해 집에 두기를 허락했다.....저녁에만 그리고 아침에는 딸아이 따라 데려가는 걸로 하고
어슬쩍 이런 식으로 보아 넘겨주기로 하다가
상황봐서 떼어버리려고 했는데..
어라 이녀석이 생각보다 순둥이에 착하기까지 하다..
소변도 아무데나 하지않고 마려울 때는 마렵다는 시늉을 해보이곤 하는 것이 ...
꽤 지혜로워 보이는 것이다.
나로하여금 동정심을 유발케 하고 있는 것이다.
미움으로부터 살아남아야 한다는 안간힘을 쓰는 건가..? 모를 일이란 말이지..
눈치가 빠르기도 하지만 딸아이가 제방에서 있으면 문을 열어놓아도 도통 거실이나 다른 방을 기웃거리지도 않고
딸아이 있는 곳에서 나오려고 하지를 않는다.
아이가 나오면 그제서야 따라 나오고 아이가 들어가면 곧 또 졸랑 졸랑 따라 들어가고 만다.
딸아이가 불을 끄고 잠이들면 하리도 조용히 잠을 잔다.
아침이 되어 딸아이방 문을 열면 스스로 베란다에서 얌전히 잠을 자고 있는 것이다. 방에서 자질 않고...
참나..사람마음을 꿰뚫고 있는 녀석이다.
퇴근길에 저녁에 데릴러 공방에 가면 어김없이 딸아이를 기다리고 있다는 하리...
언젠가 시추를 키워본 적이있는데
미워하니까 보통 심술을 부린 게 아니었다. 미운 짓만하였고, 조금 미련스러운 데도 있었다.
아이방 벽지를 다 찢어놓고 실내를 빙빙 돌면서 힘차게 뛰어다니질 않나...
멍멍 짓지를 않나..
조금 안됐다 하면서도 그렇게 미울 수가 없었다.
그래서 결국 우리집을 떠나게 됐는데...
얼마나 눈물이 나던지...
그런 기억에 ...
애견을 키운다는 생각은 부정적이다. 정을 주지 않아도 헤어질 때는 얼마나 마음이 아픈지 모른다.
사람과의 이별보다 동물과의 이별이 얼마나 애잔한지 그때 알았다.
ㅋㅋ....
하리는 지난번 시추보다는 정이 가는 듯 하다.
아침에는 산책도 해주고 안아주기도 하는 걸 보면 내가 슬슬 마음이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내가 변하는 건지...
하리가 나를 변화시키게 하는 건지...
암튼 나의 변화가 요상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