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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을 가다가...

by 현서* 2008. 2. 22.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 이정하 作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 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든 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기어이 접어두고
      가슴 저리게 환히 웃던,
      잊을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던,

      너무도 긴 그림자에 쓸쓸히 무너지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겠지만
      내가 지칠때 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 전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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