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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뜨락

해후...

by 현서* 2009. 7. 13.

 

 

 

 

 

 

 

 

 

 

 

 

 

 

 

 

 

 

 

몇해 전에  신혼일때 앞집에 살았던 이웃 아줌마한테 전화가 왔었다.

언젠가  큰 아들이 나이가 차서 결혼시켜야는데

울 딸들은 뭐하냐고 전화가 왔었던 것이다.

ㅎ~

그때는 애들이 어려서 학교에 다닐 때라 별 이야기 없이 끊었고

요번에는 또 둘째아들이  혼기가 다 찼는데 아직 여자가 없다고 하시며

애들이 이제 컸을 거 같은데 하시며 울 애들을 함 보자고 하신다.

 헉~..

대략만 잡아도 아줌마 본 지가 얼마인가...ㅎ~

그때  신혼시절만 해도  가까운 곳에 친구들이 있었긴 했지만 임신중이어서 나들이 한 번을 못가면서

갑갑하게 집안에서만 지냈던 터라

바로 앞집에 나보다 훨씬 많은 연배긴 하지만 아줌마 한 분이 계셔서 그런대로 이야기도 하고 시장도 가고

심심치 않게 지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아줌마와 가깝게 지냈던 가장 큰 이유는 시댁어른들이 자주 집에 오셨던 터라

서로 통하는  공동의 화제가 있었던 것이다.

ㅎ~

그렇지만  대화를 하다보면 약간의 세대차이라할까..

다 통한다고는 해도 윗어른과 대화하는 것 같은 조심스러움도 있었던 것이다.

나이  차이가 꽤 있으니  왜 안 그렇겠나.. 어른처럼 느낀 건 당연했다.

가끔 시어머님이 아줌마네 집 소식을 들려주셔서 많은 시간의 갭이 있었어도 생소하지는  않았지만

그간 잊고 살았었기 때문에

갑작스런 전화에 당황하기도 하고 반갑기도 하면서 한편으론 고마운 마음도 있었다.

그때가 언제인데..그래도 아들 짝지어줄 때가 되면 한 번씩 울애들 생각이 나시는지 전화를 하시는 거다.

애들도 나이 차이가 꽤 있는데도 불구하고..

 

 

그래서   먼 시간의 갭을 보고 확인하기 위한  만남이 이루어 졌던 것..

 이만큼 와버린  세월의 흔적을 찾아서 그옛날을 다듬어 더듬어서..ㅎ~

우리 아이들도 궁금해 하시는 것 같고..

나 또한 아줌마 어떻게 변했는지.. 아들이  얼마나  잘컸는지도 보고 싶었고 ...

건대입구 쪽에 큰 아들네가  살고 아줌마네집도 화양리 어린이 대공원쪽이었다.

딸아이와 나는 아줌마네 큰아들이 사는 아파트에 주차를 하기 위해 갔는데

큰아들 내외도 나와서 인사를 하는 게 아닌가..

ㅎ~

어릴 때 얼굴이 조금은 남아있었다.

그애도 날 알아보는 시늉을 하는데

얼마나 웃었는지...

격세지감은 이럴 때 쓰는 말이 아니겠나...

ㅡ옛날 난 지금의 아줌마네 큰아들 보다 더 어렷을 적인데....ㅍㅍ..

큰 며느리가 너무나 상냥하고 싹싹하다...어디서 그런 며느리를 보셨는지..

 .. 주위사람을 살살 녹이는 재주를 가진 보기에도 예쁘고 지혜로워 보였다.

ㅎㅎ~

아줌마도 흡족해 하시니 옆에서 보기에도 좋다.

아저씨 빼고 아줌마네 일가족다 그리고 우린 딸하고 나...

 

우리의 해후는 이렇게 이루워진 것이다.

 

그리고 어제 오늘...전화...

프로포즈 ..

아들은 제껴놓고 아줌마가 프로포즈를 하신다...

ㅎㅎ~

고마우신 마음이다.

 

옛날에는 얼굴 보지 않고도 맞선보고 바로 결혼 하여도 잘만 살았지만 요즘은 어찌그런가..?

본인들의 마음이 우선이고

애들이 얼마나 까다로운지 에휴 피곤해~ㅎ~

요즘에 맞 선을 보면 뚜쟁이의 말하고 실지하곤 많이 다르다고 하신다.

더군다나 희귀병같은 게 있어서 맞선 보고 선택하는 거 보통일이 아니다며

고개를 살래 살래 저으신 걸로 보아 뭔가 언짢은 일이 있었던 걸로 추측이 된다..

그렇지만 그런 일들 일일이 따지다 보면 아들 결혼시키는 게 쉬울 것 같지는 않아 보여

신경쓰면서  마음 고생을 조금 하실 것 같다.

옛말에 복있으면 잘 산다고 하지 않았나..

드러나지 않는 일들은 인간이 아닌 신의 영역임에..

마음을  조금은 비워야 행복하실 터인데..

어쨌든 둘째 아들 또한  좋은 배필을 만나 행복하게 살기를 기원드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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