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과 귀가 서해바다쪽으로 열려있을 때
우리집에도 비보가 날아들었다.
며칠 전에 내 손으로 떠나 보냈던 하리가 진돗개한테 물려 죽었다는 소식이다.
밤새도록 혼자서 끙끙 앓다가 너무 아파서 죽어버린 듯...
아침에 보니 죽어있었다는 말이다.
이 무슨...
그러니까 우리집에서 떠나간 바로 그날 비극이 터진 것이다.
이 무슨 날벼락 같은 소리인가..
며칠있다가 가서 다시 데려오겠다고 아이들이 잔뜩 벼루고 있는데..
보내지 말았어야 하는 걸, 아이들 몰래 몰래 보냈는데...
무슨 영문인가..? 멍멍~한번 짖지도 않고 늘상 그랬듯 신나게 차타고 외출가나.?..했을 하리..
트렁크에 실려 갔던 하리모습에 가슴이 미어진다.
무슨 트렁크에 하리를 태우나...그러면서 헛헛했던 이상한 예감.... ...왜 그걸 감지못했을까..
그순간 얼른 하리를 꺼내 뒤도 안돌아보고 다시 데려왔었어야 했는데
......후회가 밀물이다.
딸아이는 엉엉 울고 엄마때문이라고 난리중...
밤에는 잠까지 설치면서 눈물이 흐른다.
딸아이에게 전염이 됐나......
별로 애완개를 좋아하지 않는 나였는데 이 눈물은 뭔가.....
사람도 아닌 개가 죽었는데 눈물을 훔치며 잠까지 설치고 먹먹한 가슴을 쓸어내리다니..
밤에 흐느끼는 소리가 나서 자다가 일어나 거실로 나가 보았다.
딸아이가 잠도 못자고 쇼파에서 울고 있나..싶어서...
하리가 있던 베란다에 눈길을 떼지 못했던 딸아이기에..
흔들어 말 시켜보고..
다행스럽게 그건 아니었던 것 같은데
내 귀에는 분명 흐느끼는 소리가 들렸었다.
으앙~~~
하리한테 미안하다.
난 왜 이렇게 미안해 하는 삶을 사는 거니..
이렇게 금방 갈줄 알았더라면 ...좀더 많은 사랑을 듬뿍 줄 걸 그랬다.
말 못하는 미물한테 더 잘해야했는데...
사람을 유난히 좋아하고 따르던 하리의 모습이 선하다..
그러면 주체하지 못하는 슬픔에 괴로워
말 못하는 미물로 사느니 짧게ㅡ생을 마감하는 편이 더 나은 것이라고 합리화시켜 본다.
내세에는 좋은 곳으로 가서 외롭지 않고 행복하게 살기를 .....
이제는 그렇게 살아라..
하리야...제발 그렇게 살자...
집에서 한 일년여 키운 강아지 한마리의 죽음이 이렇게 슬플 줄...
저 바다속 떼죽음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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