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아이들 오는 날이라고, 아침부터 이 생각 저 생각 중이다.
오면 뭐 먹을까 , 몇 시에 오려나, 아들은 얼굴이 더 쪘을까 , 빠졌을까
딸은 마음에 좀 변화가 생겼나 등등...
할 일도 없나, 내가 무슨 노인네도 아닌데 애들 온다고 이러고 있나.. 구시렁 ㅋㅋ..
엄마는 팥죽을 쑤시고 계시고, 사위가 팥죽을 좋아하니 오시자 마자 팥을 믹서에 가시고,
찹쌀 내놔라 그러고 계신다.
동생은 방학해서 부부동반 놀러 간다니 , 엄마가 우리 집에 온다고 하셔서
동생이 모시고 왔다.
잘 됐다, 외로움 타시는 엄마, 손자 손녀도 보고, 사위 좋아하는 팥죽도 쑤시고
아.. 정말 오늘은 흐리고 뭐를 먹어야 잘 먹었다 그럴까..?
그랬는데 ,,,
오후 4시경 딸한테 전화가 왔다. "엄마, 오늘은 못 갈 거 같고 담주에~
아들이 무릎이 아파서 운전하기가 힘든가 봐요
그러게 아침에 갔으면 금세 갔을 텐데 , 오후 늦게 가려고 하면 움직이기 싫어 못 간다니까,
엄마랑 아침에 통화하더니, 무릎도 아프고 그런가 봐"
ㅎ~ 녀석들~ 안 와도 되는데 굳이 온다고 일주일 전부터 그러더니,
저희들 생각에는 나한테 자주 와야 도리라고 생각하는 건가? 그렇다면 그건 난센스라고 말해주고 싶다는 거지... 그렇지, 그런데 아빠 생각은 좀 다를 수도 있겠다. 남자들이 더 약골이야, 가만 보면.
우리 엄마는 손주들 본다고 좋아하시더니 실망하실 것 같다.
마트 들렸더니 웬일로 줄이 엄청 길게 늘어서있어 물어보니 계란사는 줄이라고 한다.
카운터에 계산을 하면서 앞사람 귤박스에 5킬로그램 귤 1박스가 7천 원이라고
써져 있어서 왜 이렇게 싸냐고 물었더니 잠깐 4시 타임만 그렇게 세일해서 이렇게 사람이 많은 거라고
오늘은 계란하고 귤이 호객상품이었던 거지.
귤은 나도 샀어야 했는데 , 6천원 절약할 수 있었는데, 이미 때는 늦었고.ㅎ~
이럴 때 마트가 손해인가, 귤생산자가 손해일까..
요즘 무슨 영화가 화제일까. 오후 시간 여유로운데 넷플릭스에 기웃거렸더니
부활이 당첨됐다. 예수님 영화는 언제 봐도 감동이다.
부활한 예수님이 못박혔던 상처를 보여주시며 제자들이랑 먹고 마시고 있을 때 로마의 호민관이 보고 경악을 금치 못하는 장면
갈릴레이 호숫가에서 그물을 오른쪽으로 던지라는 말을 듣고 황급히 그물을 던져 많은 물고기가 잡힌 장면
주님의 부활을 인정 인정~ 하는 호민관의 놀라운 얼굴, 바로 우리의 얼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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