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동안 고향 나주여행을 했다.
낮동안에는 이웃블로그에서
밤에는 기억 속에서 먼 시간을 쏘다녔다.
가다가 길이 막힐 때는 당장이라도 시동 걸어 달려가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고
사진 속 저길이 어디쯤인지 가늠하고 또 가늠하고...
꿈같은 시간....
그리운 시절...
오랫동안 잊고 산 것도 있고, 쉽게 자주 갈 수도 없지만 설사 다시 간다 해도
그때 그 사람들을 어디서 볼 수나 있겠는가... 그래서 더욱 간절하게 남는지도 모르겠다.
사라져 간 것들에 대한 그리움이 어찌 하나 둘 뿐이겠으며 어찌 말로 다 표현하겠는가만....
유독 돌아가신 외할머니 생각에 가슴이 먹먹할 때가 자주 있었다.
손잡고 느끼고 보고 싶은 마음에 할머니 사진을 액자에 담았다
우리 집 거실이 갑자기 빛이 난다.. 할머니가 우리 아이들 속에 같이 계셔서...
할머니는 유독 큰손녀인 나를 많이 사랑하셨다.
통틀어서 여자아이는 나 혼자였고 11명이 남자아이들이어서
여자가 귀한 내력 때문이었는지 모르겠지만..
초등학교 입학해서는 한동안 주욱 날 업어서 등교시키셨고
잠잘 때나 먹을 때나 어디에서든 나만 보이면
나만 챙기시는 할머니 얼굴에는
나를 향한 이따만한 사랑이 담겨있음을
그 어린아이도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런 할머니한테 나 또한 각별한 정이 들어서
여러 날 멀리 가실 때에는 나주역 정거장까지 배웅하면서 헤어지기 슬퍼서 얼마나 눈물을 흘렸던지..
할머니 속상해하시던 일... 남몰래 손수건으로 눈물을 훔치시던 일
안타까워하시던 일.. 마음 아파하시던 일...
그때는 별생각 없이 넘겼던 일들이 생생하게 생각나면서
안타까움에 마음이 아팠다.
할머니께 큰 위로가 되지도 못했고 마음도 헤아리지 못한 자책이다.
사시는 동안... 좀 더 자주 찾아뵈었어야 했고 가까이 옆에 있었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던 후회, 아쉬움..
좀 더 각별히 신경 쓰고 챙겼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하고 이제야 깨닫는 나의 모자람...
돌아가신 뒤에 깨닫고 슬퍼한들.. 무슨 소용인가..
그래서 더욱 간절한 나의 유년의 시간인지도 모르겠다.
나주에서 보낸 어린 시절에는 다른 추억도 기억도 많이 있겠지만 내게는 너무 간절히 남아있는
할머니에 대한 기억.. 그리움... 이 크게 자리하고 있다.
길 어디를 가도 할머니가 계신다.
엄마도 계시지만 할머니보다는 덜하다
정 많으신 우리 할머니....
할아버지 일찍 돌아가시고 나에게 정 붙이시고 사셨던 우리 할머니신데
얼마나 쓸쓸하셨으면...
그런 생각에 이르면 너무 슬프다...
하루 종일 여기저기 돌아다니다가 집에 들어가면
에고 얼마나 배고플까 내 새끼 어디 갔었냐고 하시면서 안아다가 씻기시고 내 얼굴 여기저기 살피시며
먹을 거리 챙기시던..
나의 유년이 빛났던 건 내 옆에 할머니가 계셨기 때문이었다...
가끔씩 할머니가 너무나 간절할 때....
혹시 지금 내 옆에서 날 보고 계신 건 아닌가 하는 착각이 든다..
그러는데도 나는 모르고 있는 건 아닌가.. 하는......
와락~ 날 안고 계시는데 나는 정작 아무것도 느끼지 못하고 허공만 바라보고 있는 건 아닌지....
그토록 손녀딸을 놓지 못했던 할머니 마음을 좀 더 깊이 느끼지도 알지도 못했던 예전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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