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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뜨락

친구를 기다리며...

by 현서* 2010. 2.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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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악놀이 

 

 

 

특별한 날..

거의  두 세달 만에 외출하는 날이다..

겨울잠이 길었다.

내 의도와는 다르게...

 

날이 완연한 봄빛이다...

이때쯤이면 보름이 머지않은 듯....

어렷을 적 시골에 살 때는 구정쇠고 정월대보름만 막 지나면 날이 확연히 달라진다.

하룻밤 사이에 몰라보게 달라지는 공기...

금세 봄이 찾아 온것 같은 착각이 들 정도다

보름이 언제인지..

 

 

명절날이면 다 그렇지만 특히 보름날은  아이들과 놀거리도  많아  집에 붙어 있을 시간이 없었고...

집에 돌아와서는  어느사이 잠들곤  했었는데...

보름날에는 일찍 자면 하얀눈썹이 생긴다는 말에

안자려고 안간힘을 썼던 기억...

 

보름날에  재밌었던 어린시절 기억에 남아 있는 이야기 하나 풀어볼까..

동네 아이들이 불러서 나갔는데 

재밌는 놀이 가르쳐준다고 따라 오라 했다.

어떤 놀인가 했더니 ...남의집에 가서 먹을 거 차려논 거 가지고 나오는 놀이라고...

해서 대문이 유달리 큰  집에  살그머니 따라 들어갔는데..

대문간 가까이에 조그만 상에 차려진 음식이 그럴싸하게 있었다.

 

오곡밥이랑 나물이랑 물이랑 ..그리고 김100장 정도가 자전거에 매달아져 있었다.

음식에는 관심도 없고 가지고 나오기도 마땅치  않고

이왕 들어갔으니 가져올 거라곤  김뿐이었다.어째 어린 것들 눈에 김이 눈에 띄였는지...

 

김만 살짝 집어들고 나오는 우리들...앞선 애들 뒤를 쫓아 급히 나오다가 넘어져 무릎도 깨고

손바닥도 씻겨서 아팠지만

ㅎㅎ~누가 쫓아 오는 이도 없건만은....

혼비백산 걸음아 나살려라~도망쳤던 일...

 

나중에 서로 얼굴 보고 얼마나 킬킬거렸는지...

그날 김주인장께서는 김을 잃어버리고 황당해 하지는 않았을까...

ㅋㅋ...

그날 가져온 김은 어디로 갔는지...김의 행방이 온데 간데 없었다.

ㅎ~~

 

보름날이면 집안 곳곳에 음식을 차려놓는 풍습이 있었다.

주로  담벼락 옆이나  장독대나  대문간에 차려놓았던 것 같다.

보통 보름날 초저녁에 무슨 소리가 나면 누군지...음식가질러 왔겠지..

하며 어른들은 대수롭지 않게 여기시곤 했다.

뿐만아니라 마당 이리저리 다니시며 음식을  뿌려 놓곤  하셨었다.

우리 외할머니도 그러셨거든...

 

정월대보름의 명절은  음식을  이웃끼리 서로 나누는 ( 하늘신 땅신이랑...)

조상님들의 배려와 사랑의 마음이 담겨있는 큰 명절이었던 것 같다.

 

옛날에는 시골에서는 구정보다 정월대보름이 더 컸던 명절이었는데...

조상님께 차례도 지냈고..

그런데 어찌된일인지 서울에서는 정월대보름 명절을 지내는둥마는둥 하다가

지금은 아예 사라져버린 거 같아서 아쉽다.

 

정월대보름날이 가까워 오나 보다

콧바람에서 물씬 풍겨지는  그때 그시간...

엊그제 같은데  수십년이 흘러버렸다..

할머니도 그립고

그시절이 사뭇 그립다...고향  남산밑..비닐하우스  많았던 길...

그길이 지금은 어덯게 변했을까...

사는 게 다 그리움인가 하노니......

이 병을 어찌하노...

 

 

 

복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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