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동안 밖에 보초 세우고, 가끔 컵물이나 따라주고
베란다 창 넘어 어쩌다 한번 눈맞춤이 고작이었다.
온통 노란 잎들....죽을동 살동.....
실내로 들여 놓고 날마다 눈길을 주니
파랗게 금세 살아난다.
위대한 애정빨이여~~
해가 지고 사방이 어두어지면,
끼니를 잇듯, 자연스러운 존재의 사유..
그때는 있었고 ,지금은 없는 것들.....왜 없다고 느끼는지에..
자주 소식 전할 수 있는 전화기가 고맙게 생각 될 때도 있었다.
발품 팔지 않고 본 것처럼 가까이 환하게 서로를 느낄 수 있음에..
점점 멀어져가고, 잊혀지면
전화기도 무용지물이다.
지나간 것은 다 그리움이나니,
보고픔, 그리움을 전할 수 있는 대상의 부재(不在)가 더 허전하게 다가온다.
종일 돌아가는 노트북에는 음악도 있고,
밀물 썰물이 교차하는 주식시장도 있어 여하에 따라서는
가만히 앉아서도 큰 돈도 벌 수 있다.
이것이 다가 아니다.
그저 온 세상이 내게 닿아 있는 것이다.
사람 대신 기기가 옆에 바짝 붙어서 모든 것이 가능하기에
필요한 것을 잃어버린 듯 한데
정작, 그것이 무엇인지도 모르고 생각도 없이 잘 흘러가고 있다.
치매라는 병이 별것인가....
잊어버린 것을 인지 못하는 것인데
편리한 기기문명 속에서 ,
서서히 바보가 되어 가고 있으면서
잘 살고 있다 하고 있는 거다.